계절을 배웅하는 작은 리추얼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하는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사진첩 정리, 옷장 인사, 그 계절 음식 한 번 더, 다음 계절 물건 하나 꺼내기. 배웅을 하고 나면 다음 계절이 더 반갑습니다.
계절은 어차피 바뀌는데 왜 이런 걸 하냐고 하면 — 그냥 보내기엔 석 달이 아까워서요.
사진첩에서 계절 한 장 고르기
석 달치 사진을 훑어 그 계절의 한 장을 고릅니다. 고르는 동안 잊고 있던 날들이 살아납니다. 한 장씩 모으니 일 년이 네 장으로 남습니다.
옷장에게 인사하기
계절 옷을 넣으며 올해 한 번도 안 입은 옷을 골라냅니다. 내년에도 안 입을 확률이 높아서, 이때가 옷장이 가벼워지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그 계절 음식 한 번 더
들어가는 계절의 음식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챙겨 먹습니다. 겨울이면 뜨거운 국물, 여름이면 시원한 면. '다음은 내년'이라고 생각하면 같은 메뉴도 다르게 먹힙니다.
다음 계절 물건 하나 꺼내 두기
얇은 스카프든 선풍기든, 다음 계절 물건을 하나만 미리 꺼내 둡니다. 계절이 끝나는 아쉬움이 다음 계절의 기대로 살짝 바뀝니다.
계절 리추얼은 언제 하나요?
절기나 날짜를 정하기보다, 아침 공기가 달라졌다고 느낀 주말에 합니다. 몸이 먼저 압니다.
정리를 잘 못하는 편인데도 할 수 있을까요?
네 가지 중 하나만 해도 됩니다. 사진 한 장 고르기가 제일 문턱이 낮습니다.
왜 굳이 배웅이라고 부르나요?
끝을 의식하면 지나간 석 달이 더 선명하게 남아서요. 이름을 붙이니 계속하게 됐습니다.
이런 날도 있었어요→ 저녁 산책을 계속하고 달라진 것→ 아침 10분 홈카페